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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춘 목사
(Homepage) |
2024-02-20 08:25:06, 조회 : 974, 추천 : 151 |
엊그제에는
오후 근무가 있었습니다.
한 위험한 환자를 목욕하게하는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일을 마치고
저녁 약배급도 마치고
저녁식사도 마치고
소란하고 분주한 일과들이 지나갔습니다.
저녁 7시.
저는 병동 3개의 복도중 사무실복도 끝으로 갔습니다.
이 복도는 다른 두개의 긴 복도들에 비해 조용하고 환자들이
잘 오지않는 복도입니다.
복도의 불을 끄고, 의자에 앉아, 보면대에 악보 태블렛을 놓고
조용히 풀륫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바하의 조용한 선율들, 독일동요와 민요,
애창되는 팝송의 멜로디등.
풀륫 선율은 환상적인 복도의 아쿠스틱의 도움으로
그 잔잔함이 파도처럼 흘러갔습니다.
퓰륫을 부는 저 자신도 그 감미로운 울림에 파도를 타고 떠밀려
연주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빨리, 시끄럽게 연주하지 않고 마치 인디언들이 계곡에서
풀륫을 연주하듯, 음악치료하듯, 연주 하였습니다.
클래식의 멜로디이나 동양적 명상적 분위기로 천천히
부드럽게 울림이 머물도록 하며 연주 했습니다.
이렇게 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괴성과 욕설, 비명과 고함소리가 주된 소리인
법무병동에 낯선 소리가 울립니다.
폭력적 소리, 고통의 소리대신
새로운 소리로 빈 공간을
채워 보았습니다.
집으로 가는 퇴근길에 동료 간호사가
말해주었습니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소리로..
우리의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차분하게
해주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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