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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계획의 그룹 음악치료의 날

박희춘 목사 (Homepage)

2023-10-10 16:18:24, 조회 : 1,097, 추천 : 157

- SiteLink #1 : https://youtu.be/DmAOBosGlHY?si=kJ_H0NfIHzSAa9tS
- SiteLink #2 : https://youtu.be/Y5khCWnJT5U?si=5hmVvpwGgvmtk2Gz

법무병원의 음악치료는 계획대로 되지않습니다.
항상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제는 정말 아름다운 그룹 음악치료가 이루어졌습니다.

6명의 환자들이 스스로 음악소리를 듣고 찾아와 함께
음악치료에 동참했습니다.

처음에는 독방 여자 환자와 일대일로 철창문 사이로
음악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이 환자가 저에게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미리 말해주어
그녀가 좋아하는 노래 4곡을 타블렛에 다운로드하여
불루틋 스피커와 함께 가져갔습니다.

Morning has broken
Danke
Let it be와 한 찬송가곡입니다

제가 이 음악을 틀어주자 이 환자는 침대에서
손과 발을 동동 구르며 몸을 흔들며 신나서 따라 부릅니다.

이 장면은 가히 법무병원에서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었습니다.
얼마나 아룸답고 감동스러운 장면인지.
정신병에 범죄자인 위험하고 공격적인 괴물같은 환자가
찬송가를 부르고 영어로 노래하는 이 장면은 정말 엄청났습니다.

그런데 이 환자와 음악치료를 진행하는데 다른 환자 하나가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그리고는 같이 음악치료에 참여합니다.
이 환자도 전에 자신이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말해주어서
그가 좋아하는 노래들도 이미 저의 타블렛에 있었습니다.

Liebe ohne Leiden
독일어로 고난없는 사랑, 아픔없는 사랑이라는 뜻입니다.
이 곡은 오스트리아 가수가 그의 딸과 함께 불러 히트한 아주 오래된 노래입니다.
그러나 이곡은 어딘지 모르게 우수가 젖어있고 우리 인간의 삶을 잘 묘사해주는것 같습니다
고난없는 사랑,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슬픔없는 사랑, 쉽지 않지요
이 환자는 늘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닙니다.
이 환자는 무엇인가 자신의 비위에 맞지않으면 늘 머리를 유리문에 들이박아 늘
이마에 상처가 있는 환자입니다.

그러자 다른 여자 환자들 둘이 다시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이 둘은 젊은 여자 환자들로 하나는 전직 창녀였던 환자입니다. 마약등으로
정신병에 범죄에 쌓이고 쌓여 저희 병동에 들어온지 10년도 넘은 환자입니다.
다른 여자 환자는 이십대에 마약과 범죄로 역시 저희 병동에 들어왔습니다.
이 둘은 춤추기를 좋아해서 즉시 음악을 밝은 댄스 디스코 곡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랬더니 즉시 이들이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마치 디스코장처럼.

그러자 다시 두명의 환자들이 저 멀리서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이들은 연로한 환자입니다. 그러나 역시 계속되는 음악에 맞추어 이들도
춤을 춥니다. 음악을 좀 오래된 독일 댄스노래로 바꾸었습니다.

저와 손을 잡고 일대일로 이들은 번갈아가며 병동 복도에서 춤을 춥니다.
창살안의 환자도 창살로 침대에서 내려와 저와 창살틈으로 손을 잡고
춤을 추었습니다.

모두가 기쁨으로 웃습니다.

다시 잠잠한 독일 민속 노래 합창곡으로 틀었습니다.
그리고

Vincent를 마지막으로 틀었습니다.
미술가 Vincent Goch 반 고흐에 대한 잘 알려진 노래이지요
정신병으로 자해와 자살을 시도했던 미술가

정신병에 범죄력으로 법무병원에 도달한 이 환자들
그들에게도 음악은 작은 즐거움을 선사하였습니다.

서로 서로 손을 잡고 노래부르며 춤추며
법무병동에서의 형제애로,
외로운 그들이 음악을 통해
사랑과 위로를 느낀 날이었습니다.

링크1 ㅡ Morning has broken

링크2 ㅡ Liebe ohne Lei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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